내 생에 바이크를 타볼일은 없다고 생각했다.
위험하다는 얘기를 많이들었다.
고등학생 때는 사회봉사시간을 채우러 요양병원에 가서 봉사하면서
바이크 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어 목에 호스를 꽂고 있던 28살 정도 된 사람도 봤다.
사람일은 아무도 모른다고 했던가
살면서 탈일은 없겠다 했던 내 예상과는 다르게
아는 형의 바이크 뒤를 타보기도 해봤고,
제주도 가서는 바이크를 렌탈하여 이곳저곳을 다녔었다.
제주도가 문제였다. 바이크의 매력을 알아버린거다.
자동차였을때는 마냥 주차자리 찾는것도 힘들었고,
운전하면서 들던 지루함들은
바람을 만끽하면서 철제프레임없이 사방이 뻥뚫려 돌아다니는 오토바이의
쾌감을 이루 말할수 없을 정도였다.
그랬기 때문에 제주도를 갔다와서 계속 바이크가 아른거렸다.
매일같이 번개장터를 들쑤시고 당근마켓을 켜서 확인했다.
내가 원하는 바이크는 뭐가 있으려나 하고
그러다 CBR125를 본거다.
너무 내 스타일이였다.
진짜 가지고 싶었다.
근데 너무 비싸더라 월급 대부분을 털어야했고,
큰맘들여 200만원을 써서 바이크를 사왔다.
처음 타보는 메뉴얼 바이크는 클러치 감도 익숙하지가 않았다.
뭐든 처음해보는건 공포로 부터 시작하니까 인도에 걸어가는 행인이 나보다 빠를 정도였다.
도로에서 굼벵이처럼 가는 나를 사람들이 피해줘서 고마웠다.
CBR125는 비상 깜빡이도 없기때문에 도로변의 무뢰배나 다름이 없었다.
그렇게 업어온 CBR125는 지금까지도 애착을 가지면서 열선그립도 달아주고 엔진오일도 갈아주고 하면서 열심히 꾸준하게 나만의 바이크로 만들었다.
어찌보면 운명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기변병은 오게 되어있었고, 내 바이크가 다른 바이크보다 느리다는건 늘 알고 있었다.
첫 스타트는 누구보다 빠르게 끊을 수는 있지만, 평속이 느리기때문에 금방 추월되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속도에 약간 민감해질수 밖에 없었다.
제로백이 1분은 넘는걸 알기때문이다.
그래서 소형 2종을 따고싶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고, 면허증도 발급할겸 소형 2종을 덜컥 접수하였다.
그렇게 5초 광탈을 하게 된 것이다.
탈락하고 나서 든 생각은 연습이 필요하다라는 것이였다.
그러다 알아냈다. 기름값만 들고 연습할수 있는 공간!
처음에는 무슨무슨기사 하면서 십만원 돈 들여서 연습할 생각을 하고있었다.
그만큼 나한테는 굴절코스가 굉장히 어려워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다 문학경기장에 굴절코스가 그려져있다는 글을 보게되었고,
곧바로 실천에 돌입했다. 이미 집밖으로 나왔을때는 굉장히 어두웠다.
나는 포기를 모르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근데 지하주차장에서 나오자마자 포기하고 싶었다.
패딩 입고 올걸그랬다.
환절기라 굉장히 춥다.
그렇게 십여분을 가서 도착했다.
지금은 안하지만 네이버 지도에 문학경기장 눈썰매장이라고 치면 바로 위치가 나온다.
위 사진처럼 인천 시체 육회 표지판이 보이면 잘온것이다.
버스가 주차되어있는 주차장을 들어가보면 이런 도로처럼 그려진 라인들이 보일것이다.
원래는 어린이 교통 교육을 위해 그려졌던걸로 추정되는데
우리에게는 굉장히 유익한 굴절 코스가 될것이다.
그렇게 잘 찾아 보면 위와 같이 굉장히 좁은 폭의 굴절 코스를 볼수 있다.
실제 기능 시험장보다 좁아보이긴 하지만 원래 시험보다 어려워야 시험을 쉽게 치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나는 밤 8시부터 10시까지 열심히 굴절코스를 했다.
내 바이크로 10번시도하면 2번은 성공한거 같다.
그정도로 어려웠다.
내 바이크로도 쩔쩔매는데 당연히 미라쥬 250으로 안넘어지고 탄게 신기할 정도다.
내일은 굴절연습할때 고프로 장착하고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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